영화 ‘도둑들’ 포스터(왼쪽). 영화 ‘도둑들’에서 김혜수가 ‘태양의 눈물’을 손에 넣는 장면. [영화 화면 캡처]
사라진 ‘태양의 눈물’을 훔치고자 한국의 마카오박(김윤석 분), 뽀빠이(이정재 분), 팹시(김혜수 분), 예니콜(전지현 분), 씹던껌(김해숙 분), 잠파노(김수현 분) 등 내로라하는 도둑 10명이 뭉쳤다.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차지하기 위한 위험천만한 계획이 펼쳐지는데….
영화는 거의 허구지만 소더비는 1744년 영국 런던에 설립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경매회사다. 소더비와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는 회사가 크리스티(Christie’s)다. 크리스티는 1766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경매회사로 미술품, 보석 등 매년 80개 부문에서 450회 이상 경매를 진행한다. 소더비와 크리스티는 전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소더비 경매나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300억 원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에 팔린 보석이 다수다. 2017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163.41캐럿의 무결점, D컬러(최상 등급) 다이아몬드가 약 378억 원에 낙찰됐다. 2018년 11월 제네바에서 있었던 크리스티 경매에는 거의 고갈돼 희귀한 핑크 다이아몬드가 출품됐다. 18.96캐럿의 ‘핑크 레거시’로 불리는 이 다이아몬드는 574억 원에 낙찰, 경매 사상 최고액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다이아몬드 진주 펜던트. [연합뉴스]
경매회사의 양대 산맥인 소더비와 크리스티는 250년 이상 역사를 가진 반면, 한국은 이 분야에서 일천하다. 한국 경매시장 역사는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각각 1998년, 2005년 설립되면서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20년 남짓한 역사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케이옥션은 미술품뿐 아니라 주얼리 경매도 하고 있다. 케이옥션을 통해 주얼리 경매시장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한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
김환기 작가의 ‘고요 5-IV-73 #310’. [케이옥션]
지금까지 케이옥션에서 낙찰된 주요 작품을 보면 2017년 4월 진행된 김환기 작가의 작품 ‘고요 5-IV-73 #310’은 당시 최고가인 65억5000만 원을 기록했다. 마르크 샤갈의 작품 ‘결혼과 서커스(Les Maries du Cirque)’는 17억 원, 반 고흐의 작품 ‘누워 있는 소(Lying Cow)’는 29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케이옥션은 온라인 경매 분야에선 선두주자다. 2006년 업계 최초로 온라인 경매를 도입해 모바일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 연간 약 47회 온라인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2017년 4월 오세열 작가의 수작이 600만 원에서 시작해 86회 경합을 벌인 끝에 5000만 원에 낙찰된 바 있다. 86회는 국내 최다 온라인 경매 경합이었다.
미술품, 고미술품뿐 아니라 와인이 경매에 오른 적도 있다. 2014년 프랑스 베르사유궁전에서 이우환 작가의 전시회가 열린 후 샤또무똥로칠드(와이너리)의 의뢰로 한국인 최초로 라벨 작업을 진행한 이우환 라벨 와인이 출품된 것이다. 해당 라벨 작업을 진행한 작가로는 앤디 워홀, 샤갈, 피카소 등이 있다. 2016년에는 이우환 라벨 와인과 와인이 페어링된 갈라 디너를 놓고 손이천 수석경매사가 경매를 진행했다. 손 수석경매사는 김환기 작가의 작품을 65억5000만 원, 당시 최고가 낙찰로 이끈 장본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점은 이제 한국에서도 에르메스, 샤넬, 롤렉스 같은 명품은 물론, 진귀한 보석이 세팅된 주얼리 경매가 심심찮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케이옥션의 주얼리 경매
주얼리 제품 위탁은 케이옥션 회원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보석을 위탁받으면 케이옥션 주얼리 전문가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감정 및 감별, 가치평가를 진행한다. 최근 주얼리 경매에는 다이아몬드, 에메랄드, 사파이어, 루비, 진주 등 보석이 세팅된 주얼리가 다수 등장했다.
총 6.36캐럿이 세팅된 세인트 다이아몬드 팔찌(왼쪽부터). 사파이어가 메인 스톤으로 세팅된 브리아나 사파이어 브로치. 다이아몬드와 5개의 핑크 사파이어가 세팅된 발레리나 다이아몬드 브로치. [케이옥션]
4.07캐럿의 에메랄드 반지(왼쪽). 2캐럿의 버마산 루비 반지. [케이옥션]
양승아 경매사의 테니스 목걸이와 다이아몬드 반지(왼쪽). 손이천 수석경매사가 착용한 주얼리. [케이옥션]
에르메스 켈리백(왼쪽). 에르메스 에블린백. [케이옥션]
롤렉스 서브마리너 시계(왼쪽부터). 피아제 폴로 주얼리 워치. 샤넬 라이언링. [케이옥션]
400억 원에 낙찰된 마리 앙투아네트의 다이아몬드 진주 펜던트처럼 최고가를 경신한 주얼리 소식이 주요 외신의 일면을 장식하는 경우는 흔하다. 반면 국내 주얼리 경매의 실적은 아직 상대적으로 미미해 국내 경매에 출품된 주얼리가 언론의 주요 면을 장식한 적은 없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 주얼리 경매시장의 뉴스가 화제가 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됐다. 아무리 연륜이 일천하다지만 주얼리 경매시장이 없는 것과 있는 것은 천양지차다. ‘태양의 눈물’ 2탄은 소더비 경매가 아닌 케이옥션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주간동아 1244호
June 16, 2020 at 03:46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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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 속 보석의 가치, 국내 경매로도 확인한다 [명품의 주인공] - 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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