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15년 가운데 10년간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 트럼프 개인 및 기업 납세자료 20년치 확보 폭로
"대선 이전 15년 중 10년간 세금 한 푼 안 내"
2016, 2017년 개인 소득세 연간 750달러…중산층보다 적어
트럼프 "가짜 뉴스"…'세금 스캔들'로 커질 가능성
대통령에 당선된 해인 2016년과 취임 첫해인 2017년에는 연방 소득세로 웬만한 중산층보다 적은 연간 750달러(약 88만원)를 냈다고 전했다. 앞으로 4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개인 채무는 3억 달러(약 3525억원)에 달한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 개인과 그가 운영한 기업의 지난 20년 치 납세 자료를 확보해 이를 근거로 세금 부정이 자행됐다고 폭로했다. 11월 3일 대통령 선거를 5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 재선 가도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익보다 손실이 더 많이 발생했다고 신고하는 방법으로 지난 15년 중 10년 동안 세금을 전혀 내지 않을 수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현재 국세청(IRS) 감사를 받는 729만 달러 세금 환급을 포함해 의문스러운 조치로 세금을 줄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비즈니스계 거물 놀이를 하는 데는성공했지만, 실체는 그렇지 않다는 게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에게 한 이야기와 납세 자료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만장자가 아니면서 그런듯 행동하고 결국 대통령직을 돈벌이 수단에 사용했다고 CNN은 비판했다.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비밀에 부치려고 했던 금융정보를 NYT가 상당 부분 폭로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산 현황도 일부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얼리티 TV 프로그램 '어프렌티스'를 통해 4억 2740만 달러(약 5022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연료와 라이선스비용 등을 포함한 것이다.
이 돈의 상당액을 골프장을 비롯한 사업체에 투자했는데 "빠르게 현금을 집어삼켰다"고 NYT는 전했다. 사업체들이 대규모 손실을 냈고, 그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내야 할 세금도 큰 폭으로 줄었다. 하지만 사세가 쪼그라들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화려한 생활을 유지했다면서 NYT는 의혹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버지인 프레드 트럼프로부터 "비밀스럽게" 재산을 물려받았으며, 장녀 이방카를 비롯한 자녀들에게도 비슷한 방식을 사용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방카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컨설팅비 명목으로 세금을 환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NYT는 전했다.
비용 처리를 통해 세금 감면을 받은 내용도 일부 드러났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름값, 음식값, 헤어스타일링 비용 등도 면제받았다고 전했다.
NYT는 2013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주목했다. 트럼프가 이 미인대회 공동소유자로 있는 동안 가장 높은 수익을 낸 행사였다고 한다.
이 행사에서 트럼프는 개인 급여로 230만 달러(약 27억원)를 벌어들였다고 한다. 러시아 현지 파트너였던 아가라로프 가문은 훗날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뒤를 캐기 위해 트럼프 캠프 인사들과 러시아 세력이 손잡았을 때 이 둘을 연결해 준 주인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완전한 가짜 뉴스"라면서 "나는 세금을 많이 낸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정기 감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세금 자료 공개는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IRS가 나를 잘 대우하지 않았다. IRS는 나를 부당하게 대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기업 변호사인 앨런 가르텐은 NYT에 "전부 또는 대부분 팩트는 부정확하다"면서 "지난 10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에 개인 세금으로 수천만 달러를 냈다"고 주장했다. 2015년 대통령 출마 선언 이후 납부한 "개인 세금"이 수백만 달러라고 덧붙였다.
개인 소득세가 아닌 개인 세금이라는 표현을 씀으로써 소득세와 사회보장, 건강보험 등 광범위한 세금을 뭉뚱그려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NYT 특종 기사는 남은 30여일 선거 운동 기간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틀 뒤인 29일 열리는 첫 대통령 TV 토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측이 공격을 이어갈 경우 대규모 '세금 스캔들'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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