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모두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손에는 ‘두려워 말고 자유를 수호하라’, ‘내가 사뮈엘(프티)이다’라고 적힌 팻말이 들렸다.
집회가 열린 레퓌블리크 광장은 2015년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때 150만 명의 시민이 모인 장소다. 당시 샤를리 에브도가 발행한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놓고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잡지사를 급습해 총기 난사 테러를 가한 바 있다.
프티는 12~13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에서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을 보여줬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 검찰이 용의자로 지목한 체첸 출신의 18세 청년은 사건 직후 현장에서 “알라는 위대하다”는 쿠란 구절을 외쳤다고 한다.
집회에 참석한 여성 조엘레는 르 몽드에“무슬림 비판주의자를 겨냥했던 테러가 이제 불특정 다수에게 일어나고 있다”면서 “프랑스 시민들이 연대해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 집회에는 장 카스텍스 총리, 장 미셸 블랑케르 교육부 장관도 참석했다. 장 카스텍스는 트위터에 시위 현장 사진과 영상을 올리고 “당신은 우리를 겁줄 수 없다. 우리는 두렵지 않다. 당신은 우리를 갈라놓지 못한. 우리는 프랑스인”이라고 적었다. 블랑케르 장관은 집회 현장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단결하면 적과 싸워 승리할 수 있다”며 연대를 강조했다.
프랑스 교사들은 이번 사건을 교권 침해로 규정하고 ‘가르칠 자유’를 외쳤다. “가르치는 일을 하다가 죽임을 당하고 싶지 않다”면서 “우리는 위축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표현의 자유를 계속 가르칠 것”이라고 외쳤다.
교사들은 수업 재량권이 우선 인정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프랑스에서는 교사의 수업권을 폭넓게 인정한다. 하지만 최근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수업에 의문을 제기하고, 교사를 불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들은 트위터 등 SNS에서 ‘나는 교사다(Jesuisprof)’, ‘내가 사뮈엘이다(JeSuisSamuel)’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교권과 가르칠 자유를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추가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인근 학교 주변과 주요 도시의 치안과 테러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인물 231명을 추방하기로 했다. 또 프랑스 검찰은 용의자의 범행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용의자 가족과 지인 등 11명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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