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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오콘조이웨알라의 WTO 총장 선출 저지
유명희 지지하며, ‘WTO 개혁해야’
“미국만 오콘조이웨알라 반대”…미 반대에 회원국 반발
9일 회의서 재논의…합의안되면 투표 가능성도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 한겨레 자료사진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다수 국가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에 제동을 걸고,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사무총장 선발 과정에서 이 기구의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세계무역기구에 대해 불만을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반대로 이 기구의 사무총장 선임이 안개에 쌓였고, 미국과 주요 회원국 사이의 갈등이 예상된다.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지명위원회는 28일(현지시각) 164개 회원국에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사무총장으로 선출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에 대해 반대하며 한국의 유 본부장이 이 기구를 개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에 대한 지지를 발표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세계무역기구는 이 분야에서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경험을 가진 사람이 이끌어야 한다”며 유 본부장 지지를 밝혔다. 무역대표부는 유 본부장이 통상 전문가로서 “특출하고” “이 기구를 효율적으로 이끌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량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 성명에서 세계무역기구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25년 동안 다자관세협상이 없었고, 분쟁조정시스템은 통제를 벗어났고, 기본적인 투명성 의무를 지키는 회원국은 거의 없다”며 “세계무역기구와 국제통상이 매우 어려운 때”를 맞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성명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앞서 사무총장 선출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회원국 회동이 끝난 뒤, 케이스 록웰 세계무역기구 대변인은 단 한 회원국이 오콘조이웨알라를 지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자신들의 의견을 표명한 회원국 모두가 이 과정과 결과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면서도 “단 한 나라만이 제외됐다”고 말했다. 그는 “27개 회원국 대표가 단상에 올랐다”며 “한 회원국이 응고지 박사를 지지하지 않았고,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 대표는 미국이다”라고 말했다. 록웰 대변인은 또 오콘조이웨알라에 대한 합의를 확보하려는 “광적인 행동”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유럽연합 등이 미국에 맞서 그를 강력히 지지했음을 시사했다. 유럽연합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캐나다 등 주요 회원국들도 그를 지지했다. 무역기구는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 위해 미국의 대선 이후인 다음달 9일 회의를 소집했다. 9일 열릴 회의는 미국 대선의 결과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오콘조이웨알라에 대한 반대를 더 강력히 밀어붙여 유럽연합 등과 마찰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동맹국들과의 무역갈등을 완하하려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타협의 여지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임기가 남아있는 트럼프가 이 문제를 양보할지는 불투명하다. 세계무역기구는 그동안 회원국 합의로 사무총장을 임명해왔다. 오는 9일 회의에서는 필요하다면, 이런 합의 전례를 깨고 마지막 방법으로 투표가 실시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유럽연합 회원국의 한 대표는 이 신문에 “투표로 가면 나이지리아의 승리 가능성이 99%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무역기구가 지나치게 중국에 치우쳤다며 “끔찍하다”고 비난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이 무역기구의 주요 직책에 대한 임명을 저지하기도 했다. 세계무역기구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섬에 따라, 사무총장 선발은 큰 진통을 겪게 됐다. 미국은 지난 25일 열린 사무총장 선출 회의에서 이 기구의 선출 규정이 특정 후보에 대한 회원국의 부정적 견해 표명을 허락하지 않고 있는 등 문제가 많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큰 격차로 지지를 얻은 오콘조이웨알라에 대해 미국이 제동을 걸고 나서자, 유럽 국가들과 중국, 캐나다, 중남미 및 아프리카 20여개 이상의 회원국 대표들이 일제히 반발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유럽연합 소속의 한 대표는 이 신문 인터뷰에서 미국이 선출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고자 했다면 훨씬 더 일찍 했어야 하며, 그렇게 할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에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무역기구가 (미국과) 합의된 지지를 받지 못한 후보를 밀어서 미국이 불만을 제기한 것”이라며 “선출 과정에 대한 미국의 불만은 무역기구가 합의된 지지를 받지못한 후보를 밀었을 때 나온 것이고, 이 기구의 선출위원회는 미국의 반대를 잘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 관리는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를 반대하는 것은 그가 대부분의 경력을 세계은행에서 보내는 등 통상 분야 출신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에 대해 합의된 지지가 없는 상황에서 그의 선출을 밀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 본부장이 통상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갖고 있어서 무역기구를 관리하는 역할에 적합하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무역기구를 약화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며, 유 본부장이 이 기구를 위한 더 강력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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